문경 찾은 'STO 한국현대미술 순회전'…미술계 자생 실험 주목


문경 찾은 'STO 한국현대미술 순회전'…미술계 자생 실험 주목

최선은 기자
  • 입력 2025.08.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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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최선은 기자= 'STO 한국현대미술 순회전'이 최근 문경 문화예술회관에서 일곱 번째 전시를 열고 전국 순회 일정의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특정 지역이나 기관의 주도 없이 전국을 누비는 형태의 이 전시는, 국내 현대미술계에서 보기 드문 민간 주도형 모델로, 전시 구조와 작가 선정 방식 모두에서 실험적 성격을 드러낸다.

순회전은 초기에 70여 명의 작가로 시작해 현재 약 16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400여 명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미술관 개인전 경력을 필수 조건으로 삼아 선정되고 있으며, 학연과 지연 등 기존의 인맥 중심 구조를 배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는 금보성아트센터와 캔버스공동구매를 운영 중인 윤정희 대표(더윤 INC·더윤캔버스)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다.

기획자 최경남(전 홍익대 교수)은 “한국 현대사에서 전국을 1년 이상 순회하는 대규모 전시는 전례가 없다”고 밝히며, 매 전시마다 자체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내용 면에서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있다. 단순한 작품 나열에 머물지 않고, 서양 현대미술의 표현 언어를 한국적 미감과 결합시켜 현대와 전통, 지역성과 세계성이 어우러지는 담론을 형성하고자 기획됐다. 신진 작가부터 원로 작가, 작고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자 구성 역시 전시의 폭을 넓히는 요소다.

문경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도자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소개됐다. 각 작품은 개별 작가의 철학을 반영하는 동시에, ‘한국 미술’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다양한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예술적 자극과 함께 한국 미술의 흐름을 되짚는 계기를 제공했다.

전시 전 과정이 민간 자본과 자발적 의지에 기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이뤄지는 이번 순회전은, 공공 지원 중심의 기존 미술계 구조에서 벗어난 자립형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상업성보다는 예술적 진정성에 방점을 두고 전시를 기획한 점에서, 참여 작가들에게도 더 큰 창작의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올해 하반기에는 문경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전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참여 작가 수와 작품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STO 한국현대미술 순회전’은 단지 지역을 순회하는 전시에 그치지 않고,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형도를 제시하려는 시도로서 미술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